UPC: UDC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UDC)의 화질 저하는 픽셀을 성기게 만든 대가입니다. 회절이라는 원인 하나에서 흐림·플레어·헤일로가 갈라져 나오고, 해법은 계산과 광학 두 갈래로 나뉩니다.
1. 구멍 없는 화면은 어떻게 나왔나
OLED 아래 숨은 다른 센서들, ALS와 근접센서는 “빛이 통과하느냐”의 문제였습니다. ALS는 빛의 양 하나만 재면 됐고, 근접센서는 신호 하나만 왕복시키면 됐습니다. UDC는 다릅니다. 통과한 빛으로 수백만 화소짜리 상을 맺어야 합니다. 통과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또렷해야 합니다.
2020년 9월 ZTE가 내놓은 Axon 20에는 화면 어디에도 카메라 구멍이 없었습니다. 세계 최초로 상용화된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였고, 비결은 단순했습니다. 카메라가 놓인 자리의 픽셀만 원래보다 성기게 배열한 것, 그게 전부였습니다.
펀치홀폰(좌)과 ZTE Axon 20(우). 오른쪽에는 구멍이 없습니다. 출처: GSMArena 매크로샷. 좌측 카메라 영역이 우측 일반 화면보다 픽셀이 성깁니다. 출처: GSMArena
이 자리를 둘러싼 경쟁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비전옥스가 저밀도·고밀도 이중 구조로 먼저 특허를 냈고, BOE는 이를 체스판 배열로 한 단계 정교화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다른 패널사들도 저마다 변형 구조로 특허를 쌓았습니다. 화면 아래에 카메라를 숨긴다는 목표는 같은데 배열 방식이 회사마다 달랐고, 그 미세한 차이가 곧 분쟁의 경계선이 됐습니다. 2026년에는 BOE가 삼성을 상대로 미국 법원에 특허 침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1
표 1 · 카메라 영역 픽셀 배열 방식 비교
| 주체 | 배열 방식 | 노림수 | 시점 |
|---|---|---|---|
| ZTE Axon 20 | 카메라 영역만 저밀도 | 최초 상용화. 투과율 확보가 우선 | 2020.09 |
| 비전옥스 | 저밀도·고밀도 이중 구조 | 경계에서 눈에 띄는 밝기 단차 완화 | 선출원 |
| BOE | 체스판(격자 교차) 배열 | 투과 구간을 분산해 회절 무늬 완화 | 개량 |
| 삼성 외 | 변형 배열 다수 | 회피 설계. 2026년 BOE의 제소 대상 | 2026 분쟁 |
자료: 각 사 공개 특허와 공개된 소송 사실을 정리. 청구항 범위 해석은 포함하지 않았습니다.
2. 왜 화질이 나빠지는가
카메라 위 화면은 아무렇게나 성겨지지 않습니다. 픽셀 사이사이에 규칙적인 패턴으로 투명한 틈이 납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빛은 파동이고, 규칙적으로 반복되는 좁은 틈을 통과한 파동은 직진하지 않습니다. 사방으로 퍼지고 서로 간섭하며 무늬를 만듭니다. 회절입니다. 촘촘한 방충망 너머로 가로등을 보면 빛이 번져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가, 화면 아래 카메라가 받는 모든 상에 그대로 낍니다.
밀도를 낮출수록 빛은 더 많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동시에, 규칙적으로 성겨진 그 배열 자체가 회절을 키웁니다. 더 뚫을수록 더 흐려지는 역설입니다. UDC 설계가 붙들려 있는 근본적인 트레이드오프가 여기 있습니다.
틈 폭과 파장을 직접 움직여 회절각이 어떻게 변하는지 볼 수 있습니다.
표 2 · 회절이 만드는 세 가지 화질 저하
| 현상 | 보이는 모습 | 물리적 원인 |
|---|---|---|
흐림 Blur | 상 전체의 선명도가 떨어짐 | 한 점에서 나온 빛이 또렷한 점 대신 넓게 번짐 |
플레어 Flare | 밝은 광원에서 별 모양 줄무늬가 뻗음 | 번진 빛이 격자의 결을 따라 정렬 |
헤일로 Halo | 광원 둘레에 무지개 테두리 | 파장마다 꺾이는 각도가 달라 색이 갈라짐 |
3. 계산으로 메운다 — 복원 알고리즘
구조로 다 막지 못한 회절은 어딘가에서 메워야 합니다. 2020년 ECCV 챌린지 이후 컴퓨터비전 학계는 매년 이 문제를 다루는 대회를 열었습니다. 카메라 앞에 실제 UDC 패널을 놓고 모니터를 촬영해 점퍼짐함수(PSF), 즉 하나의 점광원이 얼마나 퍼져 찍히는지를 실측한 뒤, 그 데이터로 흐려진 상을 거꾸로 복원하는 방식입니다.
같은 문제를 구글은 다르게 풀었습니다. 카메라 영역을 두 구획으로 나누고 각각에 다른 모양의 광차단 패턴을 심었습니다. 한쪽은 직사각형, 다른 쪽은 원형입니다. 직사각형 패턴 아래에는 흑백 센서를, 원형 패턴 아래에는 컬러 센서를 두었습니다. 한쪽은 선명도에 유리하고 다른 쪽은 색 재현에 유리한 이미지를 각각 얻은 뒤, 둘을 인공지능으로 합칩니다.2
왜곡을 없애려 애쓰는 대신, 서로 다른 왜곡을 의도적으로 설계해 두 가지 정보를 뽑아낸 다음 계산으로 하나의 상을 짓는다.
4. 광학으로 지운다 — 메타서피스
2025년에는 계산 자체가 필요 없는 길이 나왔습니다. 나노 단위로 설계된 광학 표면, 메타서피스입니다. 픽셀의 규칙적 배열이 만드는 회절의 고차 모드를 광학적으로 억제해, 신경망을 거치지 않고도 실시간으로 깨끗한 상을 얻습니다. 사후에 보정하는 대신 원인 자체를 광학으로 지우는 접근입니다.3
억제 강도를 직접 움직여 실측 MTF 곡선이 이상적인 Airy 곡선에 얼마나 가까워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
표 3 · 두 갈래 해법 비교
| 구분 | S/W · 복원 알고리즘 | H/W · 메타서피스 |
|---|---|---|
| 개입 지점 | 촬영 후 — 흐려진 상을 되돌림 | 촬영 전 — 회절 자체를 억제 |
| 성숙도 | 2020년부터 매년 학회 챌린지. 정립된 분야 | 2025년 논문 단계. 양산 검증 전 |
| 비용 | 연산 자원과 지연 시간 | 나노 구조 공정 추가 |
| 한계 | 잃어버린 정보는 복원에도 한계 | 가시광 전 대역 동시 대응이 과제 |
5. 남은 두 가지 물음
① 메타서피스는 아직 양산 검증 전이다
가시광 전 대역(450~630nm)에서 동시에 회절을 억제하도록 나노구조를 설계하는 일과, 그 구조를 기존 OLED 패널 공정 위에 그대로 얹을 수 있느냐는 서로 다른 문제입니다. 논문 수준의 성능이 실제 양산 라인에서 재현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② 광학과 계산, 경계를 어디서 나눌까
계산으로 메우는 방식과 광학으로 억제하는 방식은 경쟁 관계가 아니라 조합 가능한 관계에 가깝습니다. 어디까지를 패널 구조가 막고 어디서부터 신경망이 복원할지 — 그 역할 분담을 정하는 최적화가 다음 단계의 실질적인 설계 문제입니다.
6. 핵심 용어
- UDC
- 언더디스플레이 카메라. 화면 아래에 카메라를 두어 전면부 구멍을 없앤 구조.
- 회절
- 규칙적인 좁은 틈을 지난 파동이 퍼지고 간섭해 무늬를 만드는 현상. UDC 화질 저하의 단일 원인.
- PSF
- 점퍼짐함수. 하나의 점광원이 얼마나 퍼져 찍히는지를 나타내는 함수로, 복원 알고리즘의 입력이 된다.
- MTF
- 변조전달함수. 공간 주파수별로 대비가 얼마나 보존되는지를 나타내는 선명도 지표.
- 메타서피스
- 파장보다 작은 나노 구조를 배열해 빛의 위상과 진폭을 제어하는 광학 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