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시드층으로 나눠 잡은 투명 QLED 전극의 투명도와 전자주입
꺼지면 유리창이 되는 화면을 만들려면 맨 위에 덮는 전극이 투명하면서 전기가 통하고 전자까지 잘 밀어넣어야 합니다. 은을 10나노미터로 얇게 깔면 되는데, 은은 그 두께에서 섬처럼 흩어져 자랍니다. 부산대·DGIST 연구진은 시드층을 한 겹이 아니라 두 겹으로 깔고 역할을 갈랐습니다.
DOI 10.1002/nap2.70283화면이 꺼지면 유리창이 되는 디스플레이는 오래된 그림이다. 매장 쇼윈도가 그대로 광고판이 되고, 자동차 유리에 계기가 뜨고, 건물 창이 안내판이 된다. 양자점 발광다이오드(QLED)는 색순도가 높고 용액공정이 되며 크기로 색을 맞출 수 있어 그 그림에 잘 맞는 후보다.
그런데 소자를 투명하게 만드는 마지막 관문은 맨 위에 덮는 전극 한 층이다. 아래쪽 전극은 ITO 유리를 쓰면 되지만, 위쪽은 이미 다 쌓아 올린 유기·양자점 층 위에 얹어야 한다. 그리고 그 한 층에 요구되는 것이 셋이다.
빛이 통해야 하고, 전기가 흘러야 하고, 전자를 발광층 쪽으로 밀어 넣어야 한다.
이번 주 Nanophotonics에 실린 부산대와 DGIST 공동 연구는 그 셋이 한 물질로는 동시에 잡히지 않는다는 데서 출발한다. 결론부터 적으면, 씨앗층을 한 겹이 아니라 두 겹으로 깔고 역할을 갈라 셋을 함께 세웠다. 그 결과 은 두께 10나노미터에서 투과율 63.48%, 면저항 7.35 Ω/sq를 얻었고, 소자 효율이 두 배, 수명이 세 배가 됐다.
1. 위에 덮는 전극이 어려운 이유
투명전극 후보는 많다. 그런데 투명 QLED의 상부 전극이라는 자리에 오면 하나씩 걸린다. 논문 서론이 정리한 것을 옮기면 이렇다.
- 투명전도성 산화물(ITO·IZO) 은 스퍼터로 올린다. 고온 공정이 자주 필요하고, 스퍼터 입자가 아래 기능층을 때려 손상시킨다. 단가도 오른다.
- 금속 나노와이어·탄소나노튜브·전도성 고분자는 저온에서 인쇄할 수 있다. 대신 용매 잉크를 쓰는 습식 공정이라 아래층을 녹이거나 부풀리거나 계면을 오염시킨다. 표면이 거칠고 접착도 약하다. PEDOT:PSS는 흡습성과 산성 때문에 이웃 층을 부식시키고 전도도가 시간에 따라 떨어진다.
- 그래핀은 전사와 라미네이션이 필요해 대면적에서 결함 없이 균일하게 깔기 어렵고, 성능이 화학 도핑에 기대는데 그 도핑이 시간에 따라 불안정하다.
남는 것이 열증착으로 올린 초박막 금속이다. 진공에서 올리므로 아래층을 적시지 않고, 넓은 면적에 균일하게 깔 수 있으며, 공정이 단순하다. 그중 은은 가시광에서 전도도와 투명도가 모두 좋다.
문제는 은이 얇을 때 어떻게 자라느냐다.
2. 은은 왜 섬처럼 자라는가
금속 박막의 성장은 세 가지 에너지의 저울로 정해진다. 기판 표면에너지, 금속 표면에너지, 그리고 둘 사이 계면에너지다.
금속이 기판에 붙는 힘보다 금속끼리 뭉치는 힘이 세면, 금속은 평평하게 퍼지지 않고 3차원 섬으로 뭉친다. 이것이 볼머-베버(Volmer-Weber) 성장이다.
은에서는 이 조건이 너무 쉽게 만족된다. 논문이 인용한 값으로 은 원자끼리의 응집이 약 1.25 J/m²인데, 은이 올라앉는 산화물이나 유리 쪽 표면에너지는 0.1 J/m²에 못 미친다. 열 배 넘게 차이가 나니 은은 처음부터 섬으로 시작한다.
계속 올리면 섬들이 자라 서로 붙고 결국 연속막이 된다. 그래서 은이 전기적으로 이어지려면 일정 두께를 넘겨야 하는데, 그 두께를 넘기는 순간 빛을 막기 시작한다. 투명도와 전도도가 정면으로 부딪히는 자리가 여기다.
실제로 씨앗층 없이 올린 은은 15나노미터에서야 면저항이 측정됐다. 8나노미터와 10나노미터에서는 막이 끊겨 있어 저항을 잴 수조차 없었다.
3. 씨앗층이 하는 일, 그리고 아무도 안 본 칸
해법은 알려져 있다. 은을 올리기 전에 아주 얇은 씨앗층을 먼저 깔아 은이 기판에 잘 붙게 만드는 것이다. 계면에너지를 낮추거나 기판 쪽 표면에너지를 실질적으로 올려, 섬으로 자랄 조건에서 벗어나게 한다. MoO₃, 금, 알루미늄이 그렇게 쓰여 왔다.
효과는 분명했다. 씨앗층을 깔자 8나노미터에서도 막이 이어져 면저항이 측정됐다.
그런데 여기서 논문이 짚는 빈칸이 있다. 지금까지의 씨앗층 연구는 대부분 투과율과 면저항 두 칸만 채워 왔다. 정작 완성된 소자 안에서 그 전극이 전하를 얼마나 잘 넣어 주는지는 거의 보지 않았다.
상부 전극이 음극으로 쓰이는 구조에서는 이것이 결정적이다. 전자를 발광층 쪽으로 못 밀어 넣으면 아무리 투명하고 저항이 낮아도 소자가 안 밝다. 그리고 전자와 정공의 균형이 깨지면 효율만 떨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명도 함께 깎인다.
4. 더 균일한 쪽이 덜 투명했다
두 씨앗층을 나란히 놓고 재니 예상과 어긋나는 것이 나왔다.
| 씨앗층 | 은 8nm | 은 10nm | 은 15nm |
|---|---|---|---|
| 없음 | 48.64% / 측정불가 | 39.62% / 측정불가 | 36.01% / 8.52 |
| Al | 64.16% / 16.08 | 50.07% / 10.23 | 41.35% / 4.03 |
| MoO₃ | 73.91% / 11.92 | 64.31% / 5.68 | 45.96% / 2.44 |
전자현미경으로 보면 Al 씨앗 쪽이 더 고르게 덮여 있다. 그런데 투과율은 MoO₃ 쪽이 높다. 10나노미터에서 50.07% 대 64.31%로 14포인트 차이다.
논문의 설명은 이렇다. 투과율은 막의 형태 연속성만으로 정해지지 않는다. 씨앗층 자체가 만드는 광학 손실과 계면의 광학 경계조건이 함께 작용한다. 금속 알루미늄은 가시광에서 소광계수가 커서 1나노미터도 안 되는 두께에서도 기생흡수를 일으키고 실효 반사율을 올린다. 반면 MoO₃는 넓은 밴드갭 산화물이라 소광계수가 작고, 게다가 계면의 광학 임피던스를 바꿔 반사를 억제한다.
그러면 전자주입은 어떤가. 순서가 뒤집힌다.
전자만 흐르게 만든 소자로 재니 Al 씨앗 쪽이 훨씬 잘 넣었다. 자외선 광전자분광으로 잰 음극 스택의 실효 일함수가 그 이유를 설명한다.
| 스택 | 실효 일함수 |
|---|---|
| ZnMgO / Ag | 4.70 eV |
| ZnMgO / Al / Ag | 4.43 eV |
| ZnMgO / MoO₃ / Ag | 4.58 eV |
Al을 넣은 쪽이 가장 낮다. 일함수가 낮을수록 전자를 밀어 넣기 유리하므로, 전자단독소자에서 Al 쪽 전류밀도가 뚜렷이 높았던 것과 방향이 맞는다.
정리하면 이렇게 갈린다. MoO₃는 투명하고 저항이 낮은데 전자를 잘 못 넣고, Al은 전자를 잘 넣는데 덜 투명하다.
5. 그래서 겹쳤다
연구진의 선택은 둘 중 하나를 고르지 않는 것이었다. Al 1나노미터와 MoO₃ 1나노미터를 차례로 깔고 그 위에 은 10나노미터를 올린다.
역할이 나뉜다. 아래쪽 Al은 ZnMgO 전자수송층과 맞닿아 전자주입 장벽을 낮추고, 위쪽 MoO₃는 은이 잘 퍼지게 하면서 투과율과 면저항을 챙긴다.
결과는 이렇다.
| 씨앗층 | 은 8nm | 은 10nm | 은 15nm |
|---|---|---|---|
| Al / MoO₃ | 71.41% / 14.17 | 63.48% / 7.35 | 43.78% / 3.51 |
10나노미터에서 **투과율 63.48%**로, MoO₃ 단독(64.31%)과 사실상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Al을 한 층 더 넣었는데 투과율을 거의 잃지 않은 것이 이 조합의 요점이다.
왜 그런가. 반사율을 재 보니 답이 나왔다. Al/MoO₃/Ag 전극의 반사율이 Al/Ag보다 크게 낮고 MoO₃/Ag와 비슷했다. MoO₃ 층이 스택의 광학 경계조건을 바꿔 계면 반사를 억제하면서, Al이 물고 들어온 광학적 손해를 상쇄한 것이다. 원자힘현미경으로 잰 단차가 11~12.5나노미터로 설계값과 맞아, 층이 의도대로 쌓인 것도 확인됐다.
면저항은 7.35 Ω/sq로 MoO₃ 단독(5.68)보다는 높지만 Al 단독(10.23)보다 낮다. 셋 중 어느 것도 최고는 아니지만 셋 다 쓸 만한 자리에 놓인 것이고, 그것이 이 설계의 목표였다.
6. 소자에서 두 배
전극이 좋아졌다는 것과 소자가 좋아졌다는 것은 다른 일이므로, 실제 소자를 만들어 비교했다.
구조는 ITO / PEDOT:PSS / PF8Cz / 적색 양자점(CdZnSe 코어에 ZnSe·ZnSeS·ZnS 껍질) / ZnMgO 나노입자 / 상부 투명전극이다.
비교 대상을 고르는 기준도 밝혀 뒀다. 투명하다고 인식되려면 통상 투과율 50%를 넘겨야 하는데, 전극이 그 기준을 넘겨도 소자 전체는 다층 스택의 반사·흡수·산란 때문에 더 내려간다. 그래서 전극에는 60% 기준을 걸었고, 그 기준을 통과한 MoO₃ 단독(64.31%)과 Al/MoO₃ 이중(63.48%)을 비교했다. Al 단독은 50.07%로 기준에 못 미쳐 본 비교에서 뺐다.
위아래 발광을 합산한 결과는 이렇다.
| 씨앗층 | 방향 | 최대 휘도 (cd/m²) | 최대 전류효율 (cd/A) | 최대 EQE |
|---|---|---|---|---|
| MoO₃ | 위 | 8,238 | 1.70 | 1.18% |
| MoO₃ | 아래 | 24,318 | 5.12 | 3.64% |
| MoO₃ | 합 | 32,556 | 6.78 | 4.82% |
| Al/MoO₃ | 위 | 20,118 | 4.28 | 2.86% |
| Al/MoO₃ | 아래 | 51,436 | 10.31 | 6.95% |
| Al/MoO₃ | 합 | 71,554 | 14.59 | 9.81% |
휘도와 효율이 모두 두 배 넘게 올랐다. 전자주입이 좋아지면서 전자와 정공의 균형이 맞았기 때문이다.
수명도 따라 올라갔다. 초기휘도 10,000 cd/m²에서 정전류로 구동해 밝기가 70%로 떨어질 때까지의 시간(T70)이 MoO₃ 단독 5.81시간, Al/MoO₃ 이중 18.56시간으로 3.2배였다. 논문은 전자주입이 나쁘면 전하 불균형이 생기고, 그것이 오제 재결합이나 계면 소광 같은 비발광 손실 경로를 키워 열화를 앞당긴다고 설명한다.
🔴 논문은 이 값을 100 cd/m² 기준으로 환산해 73,888시간과 23,130시간이라고도 적는다. 이 두 숫자는 실측이 아니라 외삽값이다. 가속 관계식 L₀n·T70 = 상수에 n = 1.8을 넣어 얻은 것이고, 실제로 잰 것은 10,000 cd/m²에서의 18.56시간과 5.81시간이다. 비교에 쓸 수 있는 것은 배수(3.2배)이지 절대값이 아니다.
소자 전체의 투과율은 가시광 평균 54.57%, 623나노미터에서 51.8%였다. 전극 단독 63.48%에서 9포인트가량 깎인 값이고, 투명 디스플레이의 통상 기준선인 50%는 넘겼다.
7. 2인치 각에서도 되는가
실험실 화소 하나가 되는 것과 화면이 되는 것은 다르다. 연구진은 2인치 × 2인치 기판에 8×8 화소 배열을 만들었다. 화소 하나가 3밀리미터 각이다.
꺼진 상태에서 야외와 실내 모두 뒤 배경이 그대로 비쳐 보였고, 켰을 때 배열 전체가 고르게 발광했다.
이 실증이 중요한 이유는 앞서 열증착을 고른 이유와 이어진다. 용액공정 전극이나 그래핀 전사가 대면적에서 균일도를 잃는 자리에서, 열증착은 원래 넓은 면적을 고르게 덮는 공정이다. 씨앗층 두 겹과 은 한 겹을 차례로 증착하는 것이라 공정 순서도 늘지 않는다.
8. 남은 것
논문이 스스로 적은 한계가 둘 있고, 둘 다 같은 자리를 가리킨다.
첫째, 위아래 발광이 비대칭이다. 표에서 본 대로 아래쪽 발광이 위쪽의 두 배가 넘는다. 아래는 ITO를 통과하고 위는 은 전극과 봉지 유리를 통과하는데, 위쪽 경로의 손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양면 발광을 내세우는 소자에서 이 비대칭은 그대로 남는 숙제이고, 논문은 상부 전극의 투명도를 더 올리는 것과 봉지 구조의 광학 손실을 줄이는 것을 함께 지목한다. 광학 캡핑층이 그 후보다.
둘째, 절대 성능은 최고가 아니다. 논문 자신이 선행 연구 대비표를 두고 **“일부 선행 연구가 더 높은 투과율이나 효율을 보고했다”**고 적는다. 이 연구의 강점은 최고 수치가 아니라 낮은 면저항을 단순한 순차 열증착으로 얻었다는 점이고, 그것이 대면적 양산에 맞는다는 것이다.
여기에 하나를 더 적어 둔다. 적색 소자 하나로 얻은 결과다. 투명 디스플레이가 되려면 청색과 녹색에서도 같은 전극이 통해야 하는데, 파장이 바뀌면 얇은 금속막의 광학 조건이 함께 바뀐다. 씨앗층 두께와 은 두께를 색마다 다시 맞춰야 할 가능성이 있다.
그럼에도 이 연구가 서 있는 자리는 분명하다. 투명전극 연구가 오랫동안 투과율과 면저항이라는 두 칸으로 성능을 적어 왔는데, 소자에서 실제로 발목을 잡은 것은 세 번째 칸이었다. 그리고 세 칸을 한 물질로 채울 수 없다는 것을 인정하고 층을 나눈 것이 답이 됐다.
하나로 안 되면 둘로 나눈다는 해법 자체는 새롭지 않다. 새로운 것은 나눠야 할 축이 무엇인지를 소자 안에서 확인한 것이다. 전극을 필름 상태로만 재던 자리에서 전자단독소자와 일함수 측정을 함께 놓았기 때문에 그 축이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