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2026.08.06 · 읽는 시간 9분

삼성이 10% 비싼 프라이버시 화면을 갤럭시S27 전 모델에 넣는 이유

삼성디스플레이의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는 동급 OLED보다 원가가 10% 더 듭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이걸 갤럭시S26 울트라 한 종에서 S27 기본형·플러스·프로·울트라 4종 전부로 늘리기로 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같은 시기, 원가를 아끼려 중국 BOE 패널을 검토하던 계획은 무산됐습니다. 두 결정을 나란히 놓고 원문 자료로 확인했습니다.

금주의 핫 이슈

이 칼럼은 한 주간(월요일일요일) 쏟아진 디스플레이 업계 기사를 취합해, 그중 가장 뜨거웠던 이슈 하나를 조금 더 깊이 파고드는 코너입니다. 7월 27일8월 2일, 이번 주 핫이슈는 삼성전자가 갤럭시S27 전 모델에 확대 적용하기로 한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였습니다.

원가가 10% 더 드는 부품을, 쓰는 모델 수를 4배로 늘린다. 반도체 값이 폭등해 원가 절감이 화두인 시점에 나온 결정치고는 이상하다. 그런데 같은 시기 삼성은 원가를 아끼기 위해 검토하던 다른 계획 하나를 접었다. 이 두 가지를 나란히 놓고 보면 그림이 좀 더 또렷해진다.

S26 울트라 하나였던 게, S27은 4개 전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갤럭시S26 울트라 한 종에만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넣었다. 화면을 정면에서 보면 선명하지만, 비스듬히 옆에서 보면 잘 안 보이게 만드는 기능이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이 패널의 원가가 동급 LTPO OLED보다 약 10% 높다고 추산했다. 그런데 삼성전자는 내년 나올 갤럭시S27부터는 이 기능을 기본형·플러스·프로(신설)·울트라 4종 전부에 넣기로 했다. 적용 모델이 하나에서 넷으로 늘어난다.

같은 시기 업계에는 정반대 방향의 소식도 나왔다. D램·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폭등하는 이른바 ‘칩플레이션’이 스마트폰 원가를 짓누르고 있다는 소식이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원가를 아끼려고 갤럭시S27 기본형의 OLED 패널 공급처로 중국 BOE를 검토하며 견적요청(RFI)까지 보냈다. 원가에 민감한 시점에, 한쪽에서는 더 비싼 부품을 넓히고 다른 쪽에서는 더 싼 공급처를 알아보고 있었던 셈이다.

옆에서 보면 안 보이는 이유

삼성디스플레이가 이 기능에 붙인 이름은 ‘플렉스 매직 픽셀(FMP)‘이다. 2024년 MWC에서 처음 공개했고, 그 밑바탕에는 2020년부터 출원해온 핵심 특허가 150건 넘게 깔려 있다. 원리는 화소 하나에 두 종류의 서브픽셀을 같이 넣는 것이다. 시야각이 넓은 일반용 RGB 서브픽셀과, 시야각이 좁은 프라이버시용 RGB 서브픽셀을 한 화소 자리에 나란히 배치한다. 프라이버시 모드를 켜면 좁은 시야각용 서브픽셀의 구동을 강하게 하고, 넓은 시야각용은 약하게 낮춰서, 정면 밝기는 유지하면서 옆에서 보이는 빛만 줄인다.

그 “좁은 시야각”을 실제로 만드는 부품은 BM(Black Matrix)이다. BM은 원래 OLED에서 R·G·B 서브픽셀 사이를 나누고 색이 섞이지 않게 막는, 모든 OLED 패널에 이미 들어 있는 구조물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 BM을 프라이버시 픽셀 자리에서만 여러 겹으로 촘촘하게 쌓아 올렸다. 빛이 옆으로 새는 길목마다 검은 칸막이를 층층이 세운 셈이다. 일반 픽셀 쪽은 이 칸막이가 낮아 빛이 넓게 퍼지고, 프라이버시 픽셀 쪽은 칸막이가 높아 빛이 거의 수직으로만 빠져나간다.

FMP 다중 차광 구조 원리도 — Privacy pixel은 여러 겹의 BM(Black Matrix)이 빛을 수직으로만 통과시키고, Normal pixel은 BM이 낮아 빛이 옆으로도 퍼진다 왼쪽 단면도에서 Privacy pixel 쪽 BM(검은 칸막이)이 Normal pixel보다 훨씬 높게 쌓여 있어, 빛이 곧게 위로만 나간다. 오른쪽은 실제 서브픽셀에서 빛이 새어 나오는 모습을 촬영한 사진으로, Privacy pixel의 빛이 훨씬 좁게 모여 있는 게 보인다. 기존 OLED는 이만큼 BM을 쌓을 여유 공간 자체가 없었는데, 삼성디스플레이가 별도 공정으로 이 공간을 확보해 구조를 완성했다.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FMP(Flex Magic Pixel™) 기술” 편, 2026-03-03).

이 결과는 독립 인증기관 UL솔루션즈의 측정으로 확인됐다. 정면 밝기를 100으로 놓았을 때, 화면을 45도로 기울여 옆에서 보면 밝기가 3.5%까지, 60도에서는 0.9% 이하까지 떨어진다. 비교 대상을 두면 이 수치가 더 와닿는다 — 삼성디스플레이에 따르면 화면에 붙이는 일반 프라이버시 보호 필름은 측면 밝기가 정면 대비 약 40% 수준까지만 떨어진다. FMP의 0.9%는 그보다 40배 이상 어둡다는 뜻이다. 정면에서 보는 사람에게는 화질 손실이 없으면서, 대각선 45도만 벗어나도 화면 내용이 사실상 안 보이는 수준이라는 뜻이다.

Normal Mode·Privacy Mode 5개 각도 비교 — 정면에서는 두 모드 모두 선명하지만, 위·아래·좌·우 네 각도에서는 Privacy Mode 화면이 완전히 검게 가려진다 정면(가운데)은 Normal Mode와 Privacy Mode 모두 화면이 선명하다. 그런데 위·아래·좌·우 네 각도에서는 Privacy Mode 쪽만 화면이 완전히 까맣게 가려진다. 출처: 삼성디스플레이 뉴스룸(“FMP(Flex Magic Pixel™) 기술” 편, 2026-03-03).

그런데 같은 시기, 다른 결정도 있었다

BOE와의 협상은 결국 무산됐다. 전자신문 보도에 따르면 2026년 6월 30일 자로 갤럭시S27 기본형용 BOE 패널 공급 논의가 최종적으로 접혔다. 기사는 정확한 무산 사유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히면서도, 삼성디스플레이가 핵심 고객사이자 모회사인 삼성전자에 경쟁사인 중국 BOE의 패널이 들어가는 것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했다는 내부 반발을 주된 배경으로 짚었다. 그 결과 삼성디스플레이가 갤럭시S27 전 라인업을 계속 독점 공급하게 됐다.

이 두 가지, 즉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4종으로 확대”와 “BOE 공급 검토 무산”이 같은 시기에 벌어졌다는 사실 자체는 분명하다. 다만 이 기사가 확인한 자료만으로는 두 결정 사이에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 BOE 무산의 확인된 이유는 내부 반발이지, “BOE가 FMP 수준의 프라이버시 픽셀 구조를 만들 수 없어서”라는 기술적 이유는 어느 자료에도 명시돼 있지 않다. 다만 결과적으로 삼성디스플레이가 S27 전 모델을 독점 공급하게 되면서, 4종 전부에 자사 특허 기술인 프라이버시 디스플레이를 넣는 계획을 다른 공급사와 조율할 필요 없이 그대로 밀어붙일 수 있게 된 것은 확인되는 사실이다.

전망

150건 넘는 특허로 쌓은 FMP 기술이 지금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 경쟁사 대비 들고 있는 몇 안 되는 확실한 차별화 포인트 중 하나라는 점은 이번 두 소식에서 분명해졌다. 칩플레이션이라는, 삼성 입장에서는 통제할 수 없는 원가 압박이 있는데도 이 기능을 줄이지 않고 오히려 넓힌 건, 물량 경쟁에서 밀릴 바에는 프리미엄 차별화 기능으로 버티겠다는 판단으로 읽힌다.

이 판단이 맞는지 확인할 시점은 두 가지다. 하나는 갤럭시S27이 실제 출시된 뒤 4개 모델의 가격이 전작 대비 얼마나 올랐는지(원가 10% 상승분이 소비자가에 얼마나 전가됐는지)다. 다른 하나는 중국 패널사들이 이 프라이버시 픽셀 구조를 언제 따라잡는지다. 150건의 특허가 실제로 막아주는 기간이 길수록 이 차별화 전략의 수명도 길어진다 — 반대로 중국 업체가 비슷한 성능을 낮은 가격에 내놓는 순간, 지금의 “비싸게 팔더라도 차별화”라는 셈법은 다시 계산기를 두드려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