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용 OLED 특허에 걸린 삼성, 픽티바 특허소송 합의
삼성이 2025년 11월 배심에서 1억 9,140만 달러를 맞은 OLED 특허 두 건은 디스플레이가 아니라 조명에서 왔습니다. 오스람이 OLED 조명을 하던 시절의 특허이고, 2020년 8월 11일 같은 날 회사 이름이 바뀌며 특허관리기업으로 넘어갔습니다. 그 뒤 특허심판원이 청구항 하나를 취소해 배상액 절반이 흔들리자, 양쪽은 10월 8일 합의로 소송을 덮었습니다.
삼성이 OLED 특허 소송에서 1억 9,140만 달러를 물게 된 평결이 1년 가까이 살아 있었습니다. 그 소송 두 건이 2026년 10월 8일 합의로 끝났습니다.
합의 자체는 흔한 결말입니다. 눈여겨볼 것은 그 돈이 걸려 있던 자리입니다. 평결액의 절반에 가까운 9,260만 달러가 특허 한 건의 청구항 하나에 매달려 있었고, 그 청구항은 평결 뒤 미국 특허심판원에서 취소됐습니다.
그리고 삼성을 문 특허 두 건은 디스플레이 특허가 아닙니다. 조명에서 왔습니다.
침해로 인정된 것은 5건 중 2건입니다
사건의 뼈대는 이렇습니다.
| 원고 | 픽티바 디스플레이스 인터내셔널. 제품을 만들지 않고 특허를 보유·행사하는 회사입니다 |
| 피고 | 삼성전자와 미국 법인. 2차 소송에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추가됐습니다 |
| 법원 | 미국 텍사스 동부 연방지방법원 |
| 제소 | 2023년 10월 1차, 2026년 5월 2차 |
| 평결 | 2025년 11월. 고의 침해로 약 1억 9,140만 달러 |
| 침해 인정 | US 8,314,547 · US 11,828,425 |
| 비침해 | 픽티바가 주장한 나머지 3건 |
| 종결 | 2026년 10월 8일 양측이 합의를 법원에 알리고 기각을 요청 |
대상 제품은 TV만이 아닙니다. 국내 보도는 스마트폰과 컴퓨터까지 포함됐다고 전하며 OLED TV S95B를 예로 들었습니다.
두 특허는 조명에서 왔습니다
특허 원문을 열면 성격이 분명합니다. 둘 다 오스람이 OLED 조명을 하던 시절의 특허입니다.
US 8,314,547(Opto-electronic component) 은 우선일이 2007년 9월 19일인 독일 출원에서 시작합니다. 발명의 목적이 독특합니다. OLED 위에 패턴화된 구조층을 올리고, 한쪽 영역에는 빛의 파장을 바꾸는 파장변환층을, 다른 영역에는 변환된 파장을 걸러내는 필터층을 둡니다. 왜 그렇게 하는가.
꺼져 있을 때 외부 빛이 형광체에서 변환되어 나타나는 원치 않는 색감을 줄이거나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형광체를 쓰면 소자가 꺼진 상태에서도 바깥 빛을 받아 노란 기운이 돕니다. 그 노란 기운을 필터로 잡는 구조입니다. 명세서가 든 용도는 카메라 달린 휴대전화의 플래시라이트와 조명장치입니다. 디스플레이가 아닙니다.
도면을 보면 구조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명세서는 FIG 1A를 작동 중, FIG 1B를 꺼진 상태로 명시했습니다.
US 11,828,425(Organic-light emitting diode) 는 구조화된 발광 출사면으로 빛을 한 방향으로 모으는 구조입니다. 프리즘을 나란히 배열하는 식입니다. 여기에 박막 봉지와 유리 프릿 같은 봉지 구조가 붙습니다. 명세서가 든 용도는 조명기구, 샤워부스 일체형 조명, 차양, 알람시계형 조명입니다.
조명용으로 쓰인 구조가 디스플레이 패널에서도 성립한다는 것이 픽티바의 주장이었고, 배심은 두 건에 대해 그것을 받아들였습니다.
2020년 8월 11일, 같은 날 이름이 바뀌었습니다
특허가 어떻게 조명 회사에서 소송 회사로 건너갔는지는 양도 기록에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두 특허의 경로가 같습니다.
| 시점 | 권리자 |
|---|---|
| 2010년 11월 23일 | 발명자 3인에서 OSRAM Opto Semiconductors GmbH 로 |
| 2016년 1월 21일 | OSRAM OLED GmbH 로 |
| 2020년 8월 11일 | Dolya Holdco 5 Limited 로 |
| 2020년 8월 11일 | Pictiva Displays International Limited 로 (사명 변경) |
마지막 두 줄의 날짜가 같습니다. Dolya Holdco 5 Limited가 특허를 받은 그날 픽티바로 이름을 바꿨습니다. 특허를 담기 위해 세운 회사라는 뜻입니다.
픽티바는 오스람이 접은 디스플레이 브랜드 이름입니다
그 이름이 어디서 왔는지가 이 사건에서 가장 묘한 대목입니다.
2007년 7월 30일, 오스람 옵토 세미컨덕터스는 수동형 매트릭스 OLED 디스플레이 생산을 그해 말로 접는다고 밝혔습니다. 말레이시아 페낭의 디스플레이 라인을 세우고 그곳 직원 270명을 다른 일로 돌리기로 했으며, 「조명이라는 핵심 사업에만 집중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때 접은 디스플레이 제품의 브랜드명이 「픽티바(Pictiva)」였습니다.
13년 뒤인 2020년, 그 회사의 조명용 OLED 특허를 받아 간 지주회사가 바로 그 이름을 달았습니다. 픽티바 디스플레이스 인터내셔널입니다.
그리고 US 8,314,547의 우선일은 2007년 9월 19일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접고 조명에 집중하겠다고 밝힌 지 두 달 뒤에 낸 출원입니다. 디스플레이를 떠나며 만든 조명 특허가, 접힌 디스플레이 브랜드의 이름을 단 회사를 통해, 16년 뒤 디스플레이 제조사를 물었습니다.
15년 묵은 우선권으로 2023년에 받은 특허
US 11,828,425에는 하나 더 볼 것이 있습니다. 우선일은 2008년 12월 11일인데 출원일은 2023년 1월 18일이고 등록일은 2023년 11월 28일입니다.
우선권을 이어 가며 계속 출원을 넣다가 2023년에 새로 등록을 받은 것입니다. 적법한 절차이고 드문 일도 아닙니다. 다만 결과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15년 전 출원에 뿌리를 둔 특허가 2023년에 등록되고, 그 특허로 소송이 걸렸습니다. 다만 1차 제소는 2023년 10월이고 이 특허의 등록일은 그 뒤인 11월 28일이라, ‘425가 어느 소송에 들어갔는지는 법원 기록을 봐야 가립니다.
같은 포트폴리오의 US 8,314,547은 만료 예정일이 2028년 9월 6일입니다. 2007년 출원이 아직 20년을 채우지 않았습니다.
청구항 하나가 절반을 쥐고 있었습니다
합의를 이해하려면 평결 뒤에 벌어진 일을 봐야 합니다.
미국 특허심판원은 US 11,828,425의 청구항 하나를 취소했습니다. 그 청구항이 이 특허에서 침해를 주장한 유일한 청구항이었습니다. 하나가 무너지면 그 특허에 대한 침해 주장 자체가 서지 못합니다.
금액으로는 9,260만 달러입니다. 항소에서 이 결정이 유지되면 1억 9,140만 달러에서 그만큼이 빠져 약 9,880만 달러가 남습니다.
양쪽 다 잃을 것이 있는 자리였습니다. 삼성은 1억 9,140만 달러를 그대로 물 수 있었고, 픽티바는 절반을 날릴 수 있었습니다. 고의 침해가 인정돼 있어 삼성 쪽 위험은 금액이 늘어날 여지까지 있었습니다. 그 상태에서 양쪽이 접었습니다.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디스플레이 회사가 읽을 것
이 사건에서 되풀이될 수 있는 구조는 셋입니다.
첫째, 사업을 접은 회사의 특허가 남습니다. 오스람은 OLED 조명에서 물러났지만 특허는 유효기간을 채웁니다. US 8,314,547은 2028년까지 살아 있습니다. 접힌 사업의 특허가 가장 위험한 자산이 되는 것은 그 분야에 더 이상 방어할 제품이 없기 때문입니다. 상호 라이선스로 맞교환할 카드가 없습니다.
둘째, 용도가 달라도 구조가 같으면 걸립니다. 조명용으로 쓴 파장변환층과 필터층, 구조화된 출사면이 디스플레이 패널에서도 성립한다는 주장이 배심을 통과했습니다. 특허는 용도가 아니라 청구항으로 읽힙니다.
셋째, 청구항 하나가 금액의 절반을 쥐기도 합니다. 이번에는 그 하나를 무효화하는 쪽이 통했습니다. 특허심판원 절차를 소송과 나란히 돌린 것이 합의 조건을 바꿨습니다.
남은 것
확인되지 않은 것을 적어 둡니다.
비침해로 판정된 3건의 번호를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픽티바가 주장한 특허 후보 목록은 여러 자료에 나오지만, 그중 어느 것이 이 소송에서 비침해 판정을 받았는지는 법원 기록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특허심판원이 취소한 청구항의 번호와 심판 사건번호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보도는 「청구항 하나」까지만 밝혔습니다.
사건번호가 자료마다 엇갈립니다. 소송이 2건이라 각각일 수 있으나 대조하지 못해 본문에 적지 않았습니다.
합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금액도 라이선스 여부도 알 수 없습니다.
특허심판원이 청구항을 취소한 날짜도 확인하지 못했습니다. 평결 뒤라는 것까지만 확인됩니다.
지주회사가 왜 그 브랜드명을 골랐는지는 기록으로 확인되지 않습니다. 오스람이 쓰던 이름과 같다는 사실만 확인했습니다.
US 11,828,425의 도면은 싣지 않았습니다. 공개 도면이 61장인데 명세서가 프리즘 구조를 설명하는 대목에 도면 번호를 달지 않아, 어느 장이 그 구조인지 특정하지 못했습니다. 찍어서 고르면 엉뚱한 도면에 설명을 붙이게 됩니다.
전망
이 사건은 끝났지만 같은 자리는 비어 있지 않습니다. 오스람 포트폴리오에서 비침해로 판정된 3건이 그대로 남아 있고, US 8,314,547은 2028년 9월까지 유효합니다. 합의 조건이 공개되지 않아 라이선스가 걸렸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지켜볼 지점은 둘입니다.
첫째, 특허심판원의 취소 결정이 항소에서 유지되는가. 합의로 소송은 덮였지만 그 결정 자체는 다른 분쟁에서 US 11,828,425의 값을 정합니다. 유지되면 이 특허로 다시 소송을 걸기 어려워집니다.
둘째, 접힌 OLED 조명 사업의 특허가 또 움직이는가. 2010년대에 OLED 조명을 시도하고 물러난 회사는 오스람만이 아닙니다. 사업을 접을 때 특허를 어디로 보냈는지가 다음 분쟁의 출발점이 됩니다. 양도 기록은 공개되어 있어 미리 읽을 수 있습니다.